칼럼

이혼소송 취하했지만 재소송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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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사례


A씨는 외도를 저지른 남편에게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지속적으로 반성하며 사과를 했고, 자녀 역시 부모의 이혼을 바라지 않아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재판 전에 조정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이혼을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진 A씨는 이혼청구를 포기한다는 내용으로 조정에 응했습니다.




두 번째 사례


B씨는 아내의 도박중독으로 인해 이혼소송을 결심했습니다. 증

거도 충분했고 아내의 도박중독 때문에 B씨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이 겪는 고통이 컸기 때문에 이혼이 성립되는 방향으로 1심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혼을 하고 남남으로 살려 하니 가짓 것 하나 없이 혼자 살아가야 하는 아내가 걱정이 되어 이혼신고를 계속 미루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이혼소송 후 이혼신고를 해야 하는 기간인 1개월이 경과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세 번째 사례


C씨는 남편의 폭력 때문에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C씨는 1심에서 승소했고 이혼판결은 물론이고 재산분할 및 양육권과 친권 등 여러 주요사항에 대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곧이어 항소하는 바람에 2심까지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이때 남편은 C씨에게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이혼소송만 취하해주면 원래 위자료로 주기로 했던 돈도 모두 주고,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명의도 C씨 이름으로 바꾸어 주겠다며 애걸복걸했습니다.


결국 C씨는 남편이 가여운 마음이 들어 소송을 취하하고 남편과 다시 함께 살기로 결정했습니다.




A씨와 B씨와 C씨 중, 배우자가 동일한 문제를 다시 일으켰을 때 

이혼소송을 다시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세 사람 모두 재소송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ㅣ조정에서의 이혼청구포기와 재소송


A씨의 경우 조정 절차에서 A씨가 이혼청구를 포기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되었습니다.

조정에서 '청구의 포기'는 기판력을 가집니다. 기판력이란 쉽게 말해서 '확정된 판결의 구속력'입니다.  


조정을 통해 A씨가 남편의 외도에 대해 이혼청구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기판력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A씨는 추후 동일한 사건에 대해 동일한 증거를 가지고는 이혼소송을 다시 제기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소송을 청구하더라도 각하될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울가정법원의 판례가 한 가지 있습니다.


2005년 9월에 원고가 이혼소송을 제기한 뒤 2006년 1월에 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때 원고가 청구를 포기하는 대신 피고가 원고에게 재산을 이전하기로 하면서 조정이 성립되었는데요,

1년 반 뒤인 2007년 6월에 원고가 유사한 이유로 다시 이혼소송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 측은 해당 이혼소송 청구가 지난 조정 때 성립된 내용이 갖는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주장했는데요, 법원 역시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따라서 원고가 새롭게 청구한 이혼소송에서는 첫번째 이혼소송의 조정조서가 작성된 날 이후로 발생한 사유에 대해서만 판단하기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서울가정법원2009.5.8선고 2008르1201)


이처럼 이혼소송 조정 시에 이혼청구를 포기한다는 내용으로 조정조서가 작성된다면, 

같은 이유로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하고자 할 때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하셔야 하겠습니다.






ㅣ이혼소송 이후 이혼신고


법원을 통해 이혼판결을 받고 나면 1개월 내로 시·읍·면의 장에게 이혼신고를 해야 합니다. 

신고의무자인 원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기간 내에 이혼신고를 하지 않으면 5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종종 이혼소송에서 이혼이 성립된다는 판결을 받았더라도, 이혼신고를 하지 않으면 효력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인지 문의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혼소송의 경우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기한 내에 이혼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혼의 효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B씨의 경우 역시 도박중독인 아내와의 이혼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설령 신고 기한을 넘겨버린 상황이더라도 이미 이혼이 성립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남남이기 때문에 B씨가 아내에 대해 다시 이혼소송을 청구할 수는 없겠지요.






ㅣ항소심에서 각서를 받고 취하해주었다면 


C씨는 1심에서 이혼판결을 받았지만 2심에서 각서를 받고 고소를 취하해주었습니다.


이 경우 나중에 C씨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안 되겠어서 동일한 사유로 다시 이혼소송을 하고자 하더라도, 

민사소송법상 재소금지의 원칙에 따라 소송을 제기할 수 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67조 (소취하의 효과)


①취하된 부분에 대하여는 소가 처음부터 계속되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②본인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뒤에 소를 취하한 사람은 같은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 




따라서 C씨가 남편을 상대로 재소송을 제기하고자 한다면 이전 소송에서와는 다른 이유와 다른 근거를 들어 이혼소송을 제기해야겠죠. 

시간과 비용, 노력이 더 드는 셈입니다.





 


ㅣ이혼소송을 취하하고자 하시는 상황이라면 


이혼소송은 소장 작성 및 청구, 변론기일 등과 관련해서 이혼전문변호사의 자문과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분야입니다. 

입증과 법리를 바탕으로 본인의 주장을 관철한 뒤 보다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 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혼전문변호사로서 생각해보자면 소송을 취하할 때에 더더욱 면밀하고 심도 깊은 법적 조력이 필요합니다.


위에서 함께 사례를 통해 살펴본 것과 같이 잘못된 시점에 또는 잘못된 방법으로 이혼소송을 섣불리 취하한다면, 

나중에 후회가 되더라도 다시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점을 이용해 소송 취하를 유도한 후 다시 잘못을 저지르는 상대 배우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외도 증거를 확실히 인멸한다면 이전 소송에서 사용했던 증거로는 재소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시는 이혼 당하지 않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죠.


따라서 이혼소송 도중 상대방과의 합의 등으로 소송 취하를 고민하고 계신 상황이라면 결정을 내리시기 전에  

반드시 이혼전문변호사와 구체적으로 상담하셔서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얻으시길 당부드립니다. 



법무법인 율빛은 이혼, 가사변호사로서 여러분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원문 : https://blog.naver.com/yulbitlaw/22229494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