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명의신탁 부동산 임의처분시 손해배상 책임은

본문





부동산실명법은 명의신탁에 따른 차명 등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나 그 밖의 물권을 보유한 자가 그 등기를 타인의 명의로 하는 명의 신탁은 불법이며, 

이 경우 명의신탁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명의수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부동산 명의신탁 약정의 효력은 사실상 보장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처벌받은 명의신탁자라도 명의수탁자에게 소유권 이전 청구를 하면 그 효력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지난 2019년 6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부동산 명의신탁은 ‘불법원인급여’(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불법적인 금전·재화 등의 지급)에 해당하지 않고 

농지법 위반을 회피하기 위한 명의신탁도 마찬가지로, 헌법이 명시한 재산권에 기초해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이 인정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명의수탁자가 양자간 명의신탁에 따라 명의신탁자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침해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있을까요? 

이번 시간에는 명의신탁 부동산이 수탁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되었을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는지 여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ㅣ부동산실명법 위반 양자간 명의신탁으로 야기되는 법적 문제는?


명의신탁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① 명의신탁자가 자신의 부동산을 명의수탁자에게 등기 명의를 이전하는 ‘양자간 명의신탁’, 

②명의신탁자가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등기는 명의수탁자 앞으로 이전하도록 하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③마지막으로 명의수탁자가 계약 당사자가 되어 계약을 체결하고 등기도 명의수탁자 앞으로 하는 ‘계약명의신탁’ 등이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대법원 판례는 ②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과 ③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수탁자가 수탁된 부동산을 마음대로 처분해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나, 양자간 명의신탁은 여전히 횡령죄 성립을 인정하고 있었는데요,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자간 명의신탁도 수탁자에게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법원 판례를 보면 위 세 가지 경우 모두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해 명의신탁자가 

소유한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명의수탁자에게 이전하는 경우, 계약인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부수한 위임약정과 명의신탁약정을 전제로 한 

명의신탁 부동산 및 그 처분대금 반환약정은 모두 무효라고 보는 것입니다. 


때문에 말소등기의무의 존재나 명의수탁자에 의한 처분 가능성을 들어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해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물론 형법상 횡령죄 처벌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경우 명의신탁자에게는 

부동산 가액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ㅣ"부인 명의로 명의신탁 받은 부동산 임의 처분,부인과 연대배상하라" / 부산고법 민사 2015나5347


결론적으로 부동산 명의신탁은 원칙적으로 무효이기 때문에 무효인 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해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효인 명의신탁이라고 해도 민사적으로는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부동산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했다면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하는데요, 손해배상 범위는 어떻게 될까요? 


관련 항소심 판결이 소개해 드릴까 하는데요, 사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A는 해당 부동산을 임의경매절차에서 2억 5천2백만원에 매수하여 2007년 3월 30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같은 날 이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2억5천9십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B는 이 부동산을 담보로 부인 명의로 대출받은 1억 4천8백만원으로 2012년 3월 20일 A의 기존 대출원리금 7천7백여만원을 상환하도록 하고, 

취득세 등 소유권이전 관련 비용 1천4백여만원과 인지대 등으로 사용하고 그 나머지 5천5백만원을 A에게 송금했습니다. 


그러나 2012년 10월 30일 다른 사람에게 이 부동산을 3억원에 임의로 매도해 A로부터 소송을 제기당하게 되었습니다.


B는 재판에서 이 부동산을 1억 5천만원에 매수하였다고 주장했으나, 매매대금 1억 5천만원의 매매계약서는 제출된 바 없고, 

매매대금 2억 7,천5백만원, 2억 8천5백만원의 매매계약서만 제출되었습니다.


또 A는 2012년 3월 21일 위 대출금의 6개월간 이자 명목으로 B의 부인 계좌로 600만원을 송금하고, 

명의대여에 대한 대가로 2012년 3월 15일과 같은 달 20일 150만원씩 합계 3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게다가 임의 매도 후 B는 A에게 1억 3,000만원을 배상하는 것으로 하고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을 매도하여 

피해금액을 변제하겠다는 확인서를 작성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B는 원고가 급히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해야 하는 사정이 있어 원고로부터 시세보다 저렴한 1억 5,000만원에 부동산을 매수한 것일 뿐 

원고로부터 이 부동산을 명의신탁 받은 사실이 없고, 원고에게 초과 지급된 돈을 받기 위해 다른 핑계를 대어 

1,200만원을 받은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B는 원고로부터 부동산을 명의신탁 받아 부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원고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던 중 임의로 

위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매도함으로써 원고 소유의 부동산을 횡령하고, 원고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원고로부터 합계 1,200만원을 교부받음으로써 위 돈을 편취하였다"며 "따라서 B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명의수탁자가 양자간 명의신탁에 따라 명의신탁자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는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라는 뜻입니다. 


결국 B씨가 B씨 부인의 명의로 신탁받은 부동산을 임의처분한 행위를 횡령행위로 보고 두사람은 연대하여 손해액 1억 2,200만원을 

원고인 A에게 지급하고 B는 이와 별도로 A를 기망하여 편취한 1,200만원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ㅣ불법 명의신탁에 가담, 혹은 방조한 사람도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 


위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명의를 대여해 준 B씨의 부인 역시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B의 부인에 대해서도, "B는 원고로부터 명의신탁 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매도하여 횡령하였고 

등기 명의자인 B의 부인은 이러한 매도 행위에 협력하여 B의 횡령행위를 용이하게 하였고,  

B의 부인에게 그 주장과 같이 남편인 B에게 단순히 용도가 특정되지 아니한 인감증명서를 발급해 준 것에 그치지 않고  


B의 횡령행위에 가담하거나 방조한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B의 부인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B와 공동하여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본 것입니다.  

 

양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수탁자가 부동산을 처분하여 제3취득자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한 이후 우연히 수탁자가 

다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제3취득자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 당시 상실되었던 소유권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므로 신탁자는 

여전히 부동산에 대한 물권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또 법에 위반된 명의신탁을 하면 명의신탁자에게는 과징금이 부과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행강제금도 부과될 수 있으며, 

법에 위반된 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모두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대구경북지역을 아우르는 법무법인 율빛은 부동산 명의신탁과 관련된 민형사상 대응에 대한 법률상담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원고 : https://blog.naver.com/yulbitlaw/222471782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