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구노동변호사 아파트 경비원 휴게시간에도 근무했다면

본문





경비업법 제7조 제5항에 따르면 경비원은 경비업무 외 업무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아파트 경비 근로자에게 단순 경비 업무만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아파트 청소, 분리수거, 택배관리, 주차관리 업무 등 입주민 생활 편의를 돕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업무가 주어지고 있는데요,


몇 해 전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는 경비 근로자에게 소위 입주민 차량의 '발렛 주차'까지 맡겨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아파트 경비 근로자는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초과 근무수당을 받을 수 없고 근로기준법에 의한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아파트 경비 근로자의 경우는 근로기준법상 감시적 근로자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감시적 근로자란 비교적 피로가 적고 힘들지 않은 감시업무를 주된 업무로 하는 아파트 경비원, 회사수위, 물품감시 등의 업무를 하는 근로자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감시적 근로자는 연장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고, 주12시간 한도의 연장근로시간 제한을 받지 않게 됩니다.  


또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거나 주휴일을 부여하지 않아도 되며, 임금산정에 있어서도 예외를 인정받습니다. 


현재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4,000원(2010년도부터는 4,110원)인데 감시적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은 20%를 감액 적용해 시간당 3,200원의 최저임금이 적용됩니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 계속 불거지는 아파트 경비 근로자의 과로사와 입주민의 갑질 횡포, 휴게시간에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열악한 근로환경 등이 문제가 되며 

지난 2월 고용노동부는 감시적 근로자 승인대상에서 제외되는 겸직 기준을 본격적으로 설정할 예정임을 밝혔습니다.


감시적 근로자 승인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아파트 경비원에게도 근로기준법이 100% 적용되어 안정적인 근로환경이 보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비 근로자에게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면 임금 부담이 높아져 대량 해고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이 퇴직한 아파트 경비원들이 입주민 상대로 낸 임금 미지급 소송에서 휴게시간에 일한 것도 임금을 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려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감시적 근로자에 속하는 경비원의 경우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휴게, 휴일 관련 규정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초과근무수당·휴일근무수당 지급 없이 

근무하고 최저임금이 인상돼도 휴게시간을 늘리는 편법으로 임금을 동결하는 예가 많았기에 이번 판결이 더더욱 의미가 있는 판결인데요,


이번 시간에는 휴게시간이라도 노동 시간으로 인정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이며, 임금 미지급시 지연 손해금의 산정 기준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ㅣ휴게시간이라도 지휘·감독을 받았다면 근로 시간으로 인정해야 


대법원 제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서울 압구정동 H아파트의 퇴직 경비원 34명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근로 계약에 명시된 휴게 시간(1일 6시간)과 산업 안전 보건 교육 시간(매달 2시간)은 노동 시간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원고 승소 판결에 따라 지급될 임금 미지급액은 7억 여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소송에서 쟁점은 고용계약서에는 일일 18시간 근무와 휴게시간 6시간이 지정되어 있어 임금은 18시간을 기준으로 지급되었지만,  

사실상 6시간으로 정해진 휴게시간에도 근무를 하였고 매달 2시간씩 소집된 산업안전보건교육 역시 근로 시간에 포함해 임금 및 

퇴직금 산정에 포함시켜달라는 것이었습니다.  


1심은 휴게시간은 노동시간으로 인정할 근거가 없으며, 매달 실시된 2시간의 산업안전보건교육은 20분만을 노동시간으로 인정한다고 판결했지만, 

2심은 이 내용에 법리를 오해한 측면이 있다며 1심의 판결을 뒤집어 퇴직 경비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2심 재판부는 우선 아파트 경비원의 휴게 시간은 총량(6시간)만 정해져 있었을 뿐 단체협약, 근로계약서 등 어디에도 구체적인 휴게 시간이 정해진 바 없고 

경비원 및 입주민에게 이를 공식적으로 공지한 바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업무 시간과 휴게 시간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비원의 업무 특성상 입주민이 경비원의 휴게 시간을 몰랐다면 입주민들이 항상 업무 처리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즉,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 · 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본 것입니다. 


또한, 산업 안전 보건 교육에 소집돼 각종 지시 사항을 전달받았고 교육을 이탈하거나 위 시간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없었다면 2시간에 해당하는 임금 및 그에 따른 퇴직금 차액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ㅣ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산정 기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경우 그 다음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이번 소송에서는 지연손해금 산정과 관련해 지연 이자 적용 기간 부분에 대해서는 원심을 파기하고 기간을 소폭 줄였습니다. 

원심은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근로기준법상 가중된 지연 이율(연 20%)을 적용하라고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 선고일부터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 것입니다.  

 

  







ㅣ이번 판결의 의미 


사실 아파트 경비원과 같은 감시적 근로자는 일반 근로자에 비해 신체적 정신적 노동 강도가 적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근로자 보호에 어긋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상시적인 입주민들의 요구에 일일이 응하지 않을 수 없고 경비원의 업무 경계도 모호하다보니 노동강도가 적은 감시적 근로자로 적용되는 것이 

과연 맞는가에 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또한 휴게시간이라고 정해져 있지만 사실상 24시간 근무를 해야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적법한 노동시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사실 경비원의 휴게시간도 노동 시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판결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2006년 11월에도 대법원은 24시간 격일제 근무하는 경비원의 야간 휴게 시간을 노동 시간에 포함해 달라는 임금 소송에서 

휴게 시간과 심야 수면 시간을 노동 시간에 포함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판결로 인해 다른 사안에서도 휴게시간에도 일을 한 것에 대해서는 임금을 지급해 달라는 의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법인 율빛의 노동전담센터는 대표변호사를 중심으로 노동자의 권리 구제를 위한 체계적 법률 지원을 약속드립니다.





원문 : https://blog.naver.com/yulbitlaw/222475980895